몽골/재밋는몽골이야기

몽골초원의 서낭당 '어워'에 얽힌 이야기

몽골승마클럽 2007. 1. 13. 15:04

`몽골의 시골길을 가다 보면 여기저기서 우리네 서낭당과 비슷한 돌무더기를 볼 수 있다. 이것이 바로 몽골의 살아 있는 신앙처인 어워이다.

 

어워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있다. 부잣집의 양을 돌보던 소년이 있었는데 양 떼를 데리고 멀리 나갔다가 깜빡 잠이 든 사이에 양들이 늑대에게 모두 잡혀 먹혔다. 양치기 소년은 죄책감으로 자살을 하였는데 이후 그 소년의 영혼은 가축을 수호하는 신이 되었다.

그래서 그가 묻힌 언덕은 제사를 드리는 장소가 되었는데, 이에서 어워가 비롯되었다고 한다.

 

또 다른 전설로는 억울하게 죽은 소녀가 원귀가 되어 마을에 재앙을 주자 소와 말을 제물로 바치고 무당을 불러 그의 시신을 화장하였다. 그리고 뼛가루를 잘 추려서 바위 밑에 두고, 다시 나타날 것을 두려워하여 집집마다 돌맹이를 가져다 쌓았다. 이렇게 하여 큰 돌무더기가 생겼고, 그 정상에는 소나무 한 그루가 자라났다. 사람들은 이를 어워라 불렀고, 매년 4-5월에 길일을 따져 제사를 지냈다고 한다.

 

 

몽골 인은 예로부터 여러 가지 자연 재해를 당하거나 질병 등으로 고통을 받을 때 물의 신과 대지의 신이 노하여 재앙을 내렸다고  생각했다.

그래서 이들 신을 달래기  위해 물의 주인인 "로스"와 대지의 주인인 "사브다크"가 있다고 믿는 산 정상이나 높은 언덕에 약간의 흙을 쌓고 돌과 나무등을 얹어 장식을 한 것이 어워이다.

쌓아올린 돌무더기 단 위에는 마른 버드나무 가지를 꽂고 거기에 하득이나 말 그림, 문자를 적은 헝겊 풍마를 장식처럼 달고 있다. 풍마는 몸안에 흐르는 혼을 실어 나르는 말로 아프거나 일이 안 될 때 몽골사람들은 풍마를 일으켜야 한다고 얘기한다.

 

 

오워에는 장대하고 위엄 있는 산, 즉 버그드 산이나 하이르항 산에 세운 알탕 어워, 고개의 꼭대기나 바위가 많은 험한 길 옆에 세운 길(고개) 어워, 가축에게 물을 제공해 주는 샘이나 강 옆에 세운 어워, 약수 가까이에 있는 산의  정상에 세운 약수 어워, 초원 가운데 세운 어워, 기념 어워, 부족 간의 경계를 삼는 경계 어워 등이 있다.

 

어워를 세울 때는 장소를 잘 선택한 다음 중앙을 깊이 파서 금, 은, 산호, 진주, 구리, 터키석 등의 아홉가지 귀금석과 부족민들이 곡식처럼 번성하고 풍부하게 살기를 기원하여 오곡의 종자를 함께  넣어 땅에 묻어 펑펑 하게 한다. 그리고 그 위에 돌을 둘러가며 쌓는다.

 

어워는 사회주의 시대에 종교, 샤머니즘의 말살 정책 속에서도 연명되어 온 민간 신앙의 대표적인 것 중의 하나이다.

어워 주변에서 대소변을 보는 등 어워를 더럽히는 행위를 일체 금하며, 알탕(금)어워는 해마다 정해진 날짜에 제사 의식을 지내는데 여자는 참여하지 못하고 산 밑에서 어워를 바라보며 절을 한다.